"하고 싶다"와 "할 수 있다"는 다르다
자동화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기술 부족이 아니다. 문제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SNS 콘텐츠를 자동화하고 싶다"는 말을 가지고 바로 도구를 찾으러 가면 어떻게 될까. 수십 개의 도구가 검색되고, 어떤 것을 써야 할지 모르겠고, 이것저것 설치해보다가 결국 아무것도 완성하지 못한 채 지친다.
그 이전 단계가 필요하다. "SNS 콘텐츠를 자동화하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을 실행 가능한 문제로 바꾸는 것이다.
막연한 바람을 문제로 바꾸는 법
다음 예시로 구체적인 방법을 보자.
막연한 바람: "학생 결과물을 자동으로 정리해서 홈페이지에 올리고 싶다"
이것을 문제로 바꾸려면 아래 6개의 질문을 순서대로 던진다.
01. 입력은 무엇인가? 학생이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낸다. 사진과 함께 제목, 날짜, 한 줄 설명을 보낸다.
02. 지금 수동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사진을 저장하고, 이름을 바꾸고, 폴더에 분류하고, 홈페이지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해서 하나씩 업로드하고, 제목과 설명을 직접 입력한다.
03.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간은 어디인가? 수동 업로드 단계다. 학생이 많을수록 이 시간이 선형으로 늘어난다. 10명이면 30분, 30명이면 90분이 걸린다.
04. AI가 도와줄 수 있는 단계는 어디인가? 이미지에서 텍스트 정보를 추출하는 것, 제목과 설명을 정리된 형식으로 변환하는 것, 업로드 정보를 자동으로 채우는 것이다.
05. 최종 검토는 누가 하는가? 학생 이름이나 날짜가 잘못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교사가 확인 후 발행한다.
06. 가장 작은 테스트 버전은 무엇인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으면 노션 데이터베이스에 자동으로 저장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홈페이지 연결은 이 단계가 안정화된 후에 추가한다.
이 여섯 개의 질문을 통과하면 "학생 결과물 자동 정리"라는 막연한 바람이 구체적인 흐름으로 분해된다.
입력-처리-검토-출력 구조
모든 반자동화 흐름은 이 네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입력(Input): 어떤 정보가 어떤 형태로 들어오는가. 텍스트, 이미지, 파일, 음성, 폼 응답 등
처리(Process): AI나 자동화 도구가 무엇을 하는가. 분류, 요약, 번역, 생성, 변환 등
검토(Review): 사람이 어떤 기준으로 확인하는가. 오류 체크, 품질 확인, 방향 수정 등
출력(Output): 최종 결과물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저장되거나 발행되는가
이 구조가 완성되면 어떤 도구를 써야 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입력이 이미지라면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고, 출력이 노션이라면 노션 API를 지원하는 도구가 필요하다.
사람과 AI의 역할 구분
반자동화를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판단이 이것이다. 무엇을 AI에게 맡기고, 무엇을 사람이 해야 하는가.
AI에게 맡길 수 있는 것: 반복적 생성과 변환, 패턴 인식, 대량의 정보 처리, 형식화된 작업
사람이 해야 하는 것: 최종 판단, 맥락 이해가 필요한 해석, 감정적 판단, 브랜드 방향성 결정,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이 구분이 명확해야 자동화를 너무 많이 맡기거나 너무 적게 맡기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MVP(최소 기능 버전)를 찾는 법
MVP는 "지금 당장 만들 수 있는 가장 작은 버전"이다. 완벽한 시스템을 처음부터 만들려고 하면 시작조차 못한다. 대신 핵심 흐름 하나만 작동하는 작은 버전을 먼저 만드는 것이다.
MVP를 정하는 기준:
- 전체 흐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계는 무엇인가
- 그것만 자동화해도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기는가
- 2시간 안에 만들 수 있는가
모듈 2 실습 — 실습 주제를 문제 → 흐름 → 작은 단계로 분해하기
모듈 1에서 정한 대표 실습 주제를 가지고 이 실습을 진행한다.
실습 순서
1단계: 대표 실습 주제를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 최대한 구체적으로 쓴다. 예시: "인스타그램에 매일 패션 관련 게시글을 올려야 하는데,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글을 쓰는 데 매일 1시간이 걸린다"
2단계: 그것이 왜 어려운지 문제로 다시 쓴다. 이 단계에서 "시간이 없다"보다 더 구체적인 원인을 찾는다. 예시: "매일 새로운 주제를 찾는 것, 트렌드에 맞는 글을 쓰는 것, 해시태그를 조사하는 것 세 가지가 각각 20분씩 걸린다"
3단계: 업무 흐름을 순서대로 적는다. 지금 어떤 순서로 하고 있는지를 그대로 쓴다.
4단계: 입력 / 처리 / 검토 / 출력으로 재구조화한다.
5단계: MVP를 정한다. 전체 흐름이 아니라 오늘 당장 만들 수 있는 가장 작은 버전.
결과물
- 문제 정의서 1장 (실습 주제, 문제 원인, 현재 흐름)
- 업무 흐름표 1장 (입력/처리/검토/출력 구조)
- MVP 정의서 1장 (가장 작은 버전의 기능 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