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NOTES

TRADE DOCUMENT AUTOMATION

같은 숫자를 다섯 번 옮겨 적고 있었다

한 건의 수출을 진행하는 동안 같은 품번과 단가가 몇 번 다시 입력되는지 세어봤습니다. 문제는 문서가 아니라 원본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10 min
견적서에서 선적 서류까지 콘셉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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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을 끝까지 따라가 봤다

진행 중인 수출 건 하나를 골랐습니다. 품번 하나가 문서에 몇 번 등장하는지 세었습니다.

1. 견적서 (Quotation)
2. 주문 확인서 (Order Confirmation)
3. 프로포마 인보이스 (PI)
4. 커머셜 인보이스 (CI)
5. 패킹 리스트 (PL)
6. 원산지증명 신청서

여섯 개 문서에 같은 품번과 사양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여섯 번 모두 사람이 다시 입력하고 있었습니다.

복사해서 붙여넣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문서마다 양식이 달라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옮겼습니다.

매번 다시 적히는 것들

표가 넓으면 좌우로 스크롤하여 확인하세요.

항목등장 문서 수변경 빈도
품번 · 품명6낮음
사양4낮음
수량6높음
단가4높음
HS코드3낮음
원산지3낮음
중량 · 포장 규격3중간
인코텀즈 · 결제 조건5중간

열한 가지가 문서마다 반복됩니다. 이 중 하나라도 중간에 바뀌면 여섯 개 문서를 전부 다시 손봐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주 바뀝니다. 수량이 조정되고, 단가가 협의되고, 선적이 분할됩니다.

사고는 항상 같은 곳에서 났다

지난 이 년간의 문서 오류를 모았습니다. 유형이 셋뿐이었습니다.

첫째, 이전 건을 복사해서 고치다 일부만 고친 경우.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바이어명     A사 → B사        고침
품목         변경 없음
결제 조건    T/T 30일         고치지 않음  ← B사는 L/C 조건
선적항       부산             고치지 않음  ← B사 건은 인천

둘째, 수량 변경이 일부 문서에만 반영된 경우. 인보이스는 고쳤는데 패킹 리스트가 그대로 나갔습니다.

셋째, 단위와 소수점. 중량을 kg로 쓰는 문서와 톤으로 쓰는 문서가 섞였습니다.

셋 다 "옮겨 적기" 때문에 생깁니다. 문서 양식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방향을 정했다

문서를 예쁘게 만드는 쪽이 아니라, 한 번만 입력하고 나머지는 그것을 참조하게 만드는 쪽으로 정했습니다.

목표도 숫자로 잡았습니다.

처음 잰 값과 목표

문서 작성 시간

한 건 · 여섯 문서

4.5시간1시간

불일치 반려

문서 간 값이 어긋나 되돌린 건

월 3~4건0건

시간을 어떻게 쟀나

4.5시간이라는 숫자는 느낌이 아니라 측정입니다. 3주 동안 담당자 두 명이 건별로 기록했습니다.

견적서 작성            40분
주문 확인서            25분
PI 작성                35분
CI 작성                40분
패킹 리스트            45분
원산지증명 신청        30분
값 확인 · 재확인       55분   ← 문서 사이를 오가며 맞춰보는 시간
                     ─────
                       4시간 30분

가장 오래 걸린 건 특정 문서가 아니라 문서 사이를 오가며 값을 맞춰보는 시간이었습니다. 55분. 전체의 5분의 1입니다.

이 55분은 어떤 양식을 개선해도 줄지 않습니다. 원본이 하나가 되어야만 사라집니다.

이번 연재의 순서

원본 정리

2편

견적 생성

3편

선적 서류

4 · 5편

추적과 재사용

6 · 7 · 8편

원본을 세우는 것에서 시작해 재발주로 끝난다

먼저 밝혀둘 것이 있습니다.

이 흐름에서 끝까지 자동화하지 않기로 한 것들이 있습니다. HS코드와 원산지 판정이 대표적입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했는데 일부러 사람 손에 남겼습니다.

그 이유는 다섯 번째 편에서 따로 다룹니다. 그리고 그 기준 하나가 이 연재 후반의 모든 결정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다음 편에서 할 것

원본을 하나로 정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간단해 보였습니다. 3주가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3주가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리도 프로필

리도 인사이트

기술을 현장 언어로 다시 풀어 쓰는 사람

3D 설계, 광통신 인프라 장비 개발, 글로벌 현장 교육을 19년 넘게 다뤄왔고, 요즘은 AI 자동화, 꿈꾸는 카메라, 실무 채널 운영을 연결해 복잡한 일을 더 쉽게 만드는 방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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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끝내지 말고, 실제 문제로 이어가도 좋습니다.

자동화, 설계, 교육, 콘텐츠 중 무엇이든 지금 필요한 문제부터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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